모두의 집, 구마모토현 아소시의 온천 재활시설 별관 구마모토현 아소시의 소규모 온천 재활시설 별관을 디자인하는 이 프로젝트는 TEAM ONSEMIRO의 이름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구마모토 아트폴리스 2014 아시아 심포지움 "MINNANO-IE (Home for All)"의 일환으로 열린 디자인 공모전에서 아시아권 참여 팀 중 1위로 선정된 후 일본 참여 팀과의 협업으로 실현되었다. 이 디자인 공모전은 일본과 아시아 지역의 젊은 건축가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의 미래에 기여할 희망찬 개념 및 디자인에 중점을 둔다'는 모토로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병원에 대해 생각하다 과거에는 한 사람의 인생 시작과 끝에 '집'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엔 '집'이 아닌 '병원'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병원'은 그만큼 사람의 일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병원'은 되도록 방문하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우리는 왜 '병원'이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지, 왜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지 생각해보았다. 집을 생각하다 우리는 '병원'에 또다른 '병원'시설을 더 짓는 것보다는 오히려 '집'을 지어 환자들과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을 생각해보자. 잔디가 깔려있는 마당과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이 있다. 커다란 지붕 밑 마루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갑자기 이웃이 방문했다. 다과를 내어와 정원을 바라보며 짧은 대화를 나눈다. 대단한 공간이 필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따뜻한 집의 모습이면 충분했다. 디자인의 시작 우리는 공간을 디자인 하는데 거창한 논리나 컨셉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였다. 오히려 주변에서 발견되는 작은 단서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공간을 구성하는데에 적용하고자 하였다. 우리가 공통으로 공유하고 있는 '집'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단순한 형태의 공간과 각자의 '집'에서의 일상의 순간들을 기억하게 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공간에 반영해내가는 것으로 디자인을 시작하였다. '집'이라는 이미지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전통 요소들을 건물로 가져왔다. 넓은 지붕으로 덮혀 있는 중간 공간과 약간 떠 있는 나무 마루바닥, 그리고 집이 감싸고 있는 안뜰은 건물 사이와 내부와 외부 사이에 또 다른 연결을 만들고자 하였다. 사이 공간을 배치하다 우리는 기존 병원의 내부 공간 구성의 축을 따라 현장에 건물을 세밀하게 배치하였다. 건물 안에서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위치를 잡았다. 반대 축에 대한 열린 배치 또한 이 축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다음 이 축에 맞추어 '재활시설'과 '온천'이라는 두 프로그램을 '모두의 집'이라는 사이 공간과 연결하여 배치하였다. 이러한 사이 공간을 통한 연결은 재활시설의 확장을 고려함과 동시에 ‘집’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배치의 개념으로 적용되었다. 두 병원 사이, 온천과 재활시설 사이, 자연과 사람 사이 그리고 병원 사용자와 지역 주민 사이에서 '모두의 집'이 의미를 갖기를 원했다. 큰 지붕 아래 사이정원 축을 따라서 배치된 공간을 큰 지붕으로 덮어 '집'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큰 지붕에 중간중간 구멍을 내어 빛이 공간으로 스미도록 하였다. 지붕과 공간의 사이에 생겨나는 조그마한 공간들을 '사이정원'으로 만들어 내외부 공간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 사이정원은 온천 정원이다. 기존 수목을 살려 온천은 물론 기존 건물에서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두 번째 사이정원은 화장실 정원이다. 화장실에서도 부드러운 햇빛과 녹색 덕분에 즐길 수 있고 동시에 외부에서도 지붕 사이로 솟아난 나무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사이정원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각각 지붕 사이와 마당 영역에 조성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을 이곳에 녹아들도록 하였다.